사월의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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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11회 작성일 21-04-04 09:41본문
사월의 찬미 / 백록
섬의 통증 같은 동백꽃 뚝뚝 떨어지더니
축축한 고사리 장마가 얼씬거립니다
곶자왈 가시자왈
천년의 비를 삼키며 가부좌를 튼
이끼의 표정들
천 개의 바람을 품고 고행을 거듭하는
초생草生의 감정들
곳곳 산자락을 적시는
초록의 초혼들
눈엣가시처럼 찔리는
울컥한 환생들
그야말로 찬란합니다
방울방울 물방울처럼
혹은 글썽이는 글로리아처럼
이런저런 페페처럼
그렁한 눈물로 절룩이는 다리가 비쳤을까요
간혹,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돈도 명예도 내 님도 다 싫다던
死의 찬미가 떠오르지만
사월은 부활입니다
매우 청명한
댓글목록
피플멘66님의 댓글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개의 바람을
들으면 지금도
눈물이 소리도
없이 흘러요
가슴 아프지요
바람부는 그곳엔
나는 이젠 없어요
천개의 바람이 되었다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와 인연이 계신 듯합니다
답글 대신 졸글 한 편 더 올립니다///
4월의 전설 / 백록
그날은 눈물이 빗물에 뒤섞여 피범벅이 되던 날입니다
한날한시에 부모를 잃어버린 형제는
산으로 숨어들었지요
백이와 숙제처럼 고사리를 뜯어먹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다가
아기 고사리들처럼 가시덤불 속을 기어들어 눈치를 살피다가
허기로 억억거리는 노루들처럼 쓰러진 억새 트멍을 헤매다가
끝내, 요즘의 오름들처럼 왁왁헌 장마에 파묻히고 말았답니다
이름마저 잃어버린 형제의 흔적을 억지로라도 되새기며
애써, 초혼招魂으로 불러본다면
큰노꼬메 조근노꼬메*가 어울리겠소
안세미 밧세미*도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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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름의 이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