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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문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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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6회 작성일 21-05-18 13:21

본문

녹슨 문고리

 

놋쇠 빗장숟가락이 걸린 

원행 떠난 굳게 잠긴 

녹슨 저 

연지곤지 찍은 발걸음

문지방 건너 쟁여 둔

인고의 겹겹 세월을 

견뎌낸 형상

담장 대죽이 흉흉하고

헤진 창호지에 차디찬 초승달

빼곡 별이 박혔다

젖배 곯은 막내 칭얼거리고

가난이 업인 밀경의 산 밭일

발버둥 치며

갱죽 때운 억척이 농성처럼 사라져 버렸다

흙더버기 길 맨발로 걷던

생의 초라함이 말라가고

퀭한 몸들이 포개어 잠든

오래전 닫혀버린 격자 문

제 몸을 다해 버틴

마침표 찍듯 걸려 있는 정지 된 배목과 고리

두고 떠난 것을

움켜쥐고 박힌 저 의무

여닫이 흔드는 애운의

바람 드나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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