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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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7회 작성일 21-06-18 08:13본문
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늘 이름을 잃어버리는 손바닥
웃음을 기억하지 못해 손은 늘 웃음을
잃어버린다.
언제나 손등으로 떨어지고 미끄러지는 웃음들.
손을 펼 때마다 이름들이 떨어진다.
이름을 모르는 빈손들이 스치고 웃음이 떨어지고
이름들이 잔뜩 떨어진다.
바닥에는 지나간 이름들이 손을 흔든다.
이 길은 아무리 붙잡아도 손을 펴고 놓아야
하는 길이다.
아무것도 잡지 못하는 바람처럼 아무리 잡아도
놓을 수밖에 없다.
꿈을 꾸면 손드는 이름들.
잃어버린 이름들이 손을 잡는다.
손이 냄새를 갖는다.
그것으로 다시 이름들이 생겨난다.
손등을 뒤집으면 손바닥에는 이름이 앉아 있다.
냄새를 지워도 뱉어내지 못하는 섬이 있다.
손의 냄새가 지워질 때마다 떨어져 나가는 이름들.
손이 냄새를 갖는다.
그것으로 이름이 생겨나고 이름은 떠나는
슬픔을 갖는다.
손이 다시 이름을 잡고 냄새를 갖는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젠가는 생의 길에서 손을 펴야 하는 날이 오겠지요.
또한 손을 잡았다 놓기도 하는 인연의 줄기를 생각하게하는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작은미늘 시인님, 잘 지내시죠?
시인님의 방파제는 바람과 파도소리 여전하겠지요?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연히 손에 관한 시를 보게 되어 저도 한번 적어 봤습니다.
너무 단순한것 같습니다.
창가에핀 석류꽃 시인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시인님도 잘 지내시는지요?
늘 가던 방파제가 이제 올해 지나면 공사가 끝난다고 하네요.
다시 보금자리로 돌아 갈것 같습니다.
저번주에는 비가 오는 텐트에서 시집 한권 펼쳐놓고 입질을
기다리며 김치찌게에 소주 한잔을 했습니다.
이제 여름 갈치 시즌이 오면 그것도 사람들로 북적여
힘들거 같습니다.
한쪽 구석에서 낚시대는 접고 그냥 시나 읽고 써야겠습니다.
바다와 등대만으로도 충분하지요
마침 시인님의 시가 올라와 들려 볼까 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