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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클린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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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99회 작성일 21-06-19 17:31

본문

비릿한 곱창 골목길에 까만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밤이에요.

현으로 감긴 당신 어깨를 보듬으며 세차게 내리는 눈발 속으로 걸어갔어요.

순백의 도화지 속에 호젓이 남겨진 당신의 발자국처럼 길은 어색하고 추웠지만, 한숨과 원망의 경계에서 눈발은 여전히 까맣게 몰아치고 있네요.

당신과 내가 침묵이 남긴 평행선으로 어깨선을 맞추었을 때 전봇대에 끊어진 연줄처럼 어둠 속에서 산란하는 눈빛들이 빙산으로 솟구쳐 올랐어요.

어둠이 어둠 속으로 베갯잇 누이는 밤,

저 깊은 심연의 내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육각형의 눈꽃들이 거무스레한 목덜미를 타고 올라 펄떡이는 경동맥을 지나 귀밑머리쯤 뚫려버린 크레바스로 추락해버렸어요.

나는 지금 얼어붙은 호수의 빙판 위에 서 있어요.

한 손에 피켈을 쥐고 크램폰을 신고서 그날의 기억들이 얼어붙은 깊고 캄캄한 호수 바닥, 개흙에 꽂힌 거울 속 지문을 인양하기 위해

내 몸속에 얼어붙은 청색혈이 차디찬 수면 아래,

들개처럼 내 버려진 바닥을 기어 올라 당신의 붉은 빛 심장 속으로 미친 듯 흘러 들어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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