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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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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2회 작성일 21-06-21 07:47

본문

바위 

 

신비한 바위가 있습니다.

앞이 가려 보이지 않아 답답해하면

여의봉처럼 쭈욱 늘어나

속 시원히 내려다보게 해주고

한자리에만 머물러 지루해 하면

근두운처럼 휙휙 날아다니며

달의 뒷면 같은 곳에 데려다 놀게 해줍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내가 힘들 때나 슬플 때나 아플 때나

미세한 온도 차이만으로 알아채고는

둔갑술로 여럿 광대로 변해 위로해 줍니다

 

그래서일까요?

나 때문에 힘을 너무 써서

무성하던 푸른 이끼가 휑하니 벗겨지고

흔들리는 이빨처럼

내 안에서 금방 빠져나갈 것만 같고

마음 졸이게 깎여나가는 걸까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꼭 닮아갑니다

서로 껴안고 보듬어 이루어지는

완벽히 둥근 원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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