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김 주의보 > 창작시의 향기

잘 생김 주의보 /  지천명

몇일전   같은 곳에서 ​ 지게차를  운전했던 동료가 ​그랬다

젊어서  인물   값이나  하였겠다고

나  젊어서

밤의  문화라는  문화는  모두  섭렵 하였고

나이트  죽돌이  시절엔

아가씨들  꼬시는  선수  생활도  했더랬다

그런데   그런  바람둥이  선수들에게는

나라에서   연금  같은  것  나오지  않더라

열심히  돈은  벌어도

많은  돈도  벌지  못하였고

겨우  벌어서  쓰고   살고  있다

나

내세울거라고는  얼굴  잘  생기고

허우대  멀쩡 하게  생긴  것을

우성으로  내밀고  살았던  적도  있지만

잘생겼다고  꽁짜로  주는  것은  하나도  없더라

하여

나  얼굴  하나  남에게  안꿀리게  생겼어도

지금은   뭐  그렇고  그렇더라

단지   세월이  가고  나이가  먹을  수록

가늘고  길게  살다가

큰 병 없이  죽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