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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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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58회 작성일 21-07-07 13:06

본문

통영 



통영 항구 오후에도 붐비는 거리 백하를 손에 들고 휘황한 비린내로 나신을 가린 한 모롱이 돌면 빼꼼 비췻빛 얼굴 내미는 


염쟁이 유씨는 한여름에도 술에 취해 


시든 능소화를 삼베 안에 넣는 중 


창백한 담벼락 침잠하는 담벼락 그늘 


염쟁이 유씨 발바닥은 깨진 

유리조각으로 찔려 황홀한 상처만 한가득


어머니 칙백나무와 상나무 가운데 누우시고 


검은 연기 베개 높이 베고 누워 

뇌혈관이 터져버린 오동나무 항아리 


오줌 고인 폐 하나 들어낸 염쟁이 유씨는 


시취가 아릿한가 봐 한쪽 다리 아이에게 찢기고 


터진 손바닥에 아련히 지나가는 


그 파란 것을 들으러 영영 눈을 감았나 봐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내는 통영의 햇빛 바닥이 꺼지


고 있는  


  





댓글목록

홍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날의 풍경이
비릿한 백하 냄새를 물고 오네요.
시인님의 어머니께서는
능소화 꽃잎이었나 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통영의 이미지를 특유의 정서로 그리셨군요.
참 좋습니다. 한 편의 소설 도입부처럼 느껴지는 정겨움입니다.
건안 하시죠? 잠시 젖었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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