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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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7회 작성일 21-07-09 08:19본문
보물찾기
지인들과 등산을 갔다 온 뒤로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엄마가 산을 오른다
과하다 싶어 걱정스레 얘기하면
등산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얼버무리고는
급히 볼 일 있는 사람처럼 나가버린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엄마가
무료하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느니
사람들과 어울려 등산을 다니는 게
몸에도 정신건강에도 좋을 거란 생각만 했다
하지만 폭염인데도 산에 가는 엄마가 이상해
몰래 뒤를 따라갔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데 엄마 혼자 쉬지 않고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 바닥만 보며 걷는다
또 정상에서 입구까지 바닥만 보며 걷는다
도대체 왜 저러나 싶어
땡볕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는 엄마에게 다가가자
엄마가 펑펑 울며 펑펑 울어대며
내가 막노동해서 받은 첫 월급으로 사준 금반지를
떨어뜨렸다고, 미련하게 목숨 같은 반지를 잃었다고
눈물이 샘솟아 이룬 연못이 출렁인다
사실 잃은 건 엄마의 기억이다 내가 사준 금반지는
얼마 못 가서 어떤 이유로 엄마가 팔아 버렸다
나 때문에 손가락에서 빼내는 엄마의 반지를 보며
내가 어른이 되면 다시 끼워주겠다 잊지 않은 것처럼
자식이 고생해서 사준 금반지만큼은 죽어서도
저승까지 끼고 갈 거란 엄마의 굳은 다짐이
연못에 빠뜨린 반지를 떠오르게 하는가 보다
댓글목록
밀감길님의 댓글
밀감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전에 반전이군요!
울다가 웃다 다시 울다가 끄덕끄덕 했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이 부족한데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