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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돛 아래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77회 작성일 21-07-17 12:52

본문

 

빨간 돛 아래에서  




얕은 물 안에는 아이들이 산다. 망둥이처럼 볼이 부풀고 눈알이 거의 튀어나온 그러면서도 입은 아주 좁은 

아이들이 산다. 시든 물망초꽃을 물 속에 던져넣었다. 손발이 묶인 꽃이다. 


다시 황토길이다. 아이들이 새빨간 토기 안에 담겨있다. 그 토기를 어느 여자가 머리에 이고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여자가 자기 뒤에 줄줄

예리한 비늘들을 흘리고 있다. 새앙쥐들이 여자 발밑에서 놀고있다. 

여자는 늙고 가슴은 처지고 새파란 녹음 속 깊숙이 검버섯이 자라겠지. 그래도 어쨌든 소금기를 

머금고 내 망막 속에 익사체가 떠다닌다. 아이들은 숨을 죽인다. 물망초 씹고 양귀비꽃 씹고 

아이들이 바위가 되었다. 


절벽에 서자 발 아래 푸른 물결이다. 밀물도 아프고 썰물은 더군다나 더 아프다. 누군가 날 떠민다. 들쥐를 잡아 

다리를 떼먹고 머리를 떼먹고 꼬리를 씹는다. 거대한 바위가 조용히 무너진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식의 법위를 이전 보다 확대하였네요
확장 까지 가능해지면 악성의 위세와 위엄이 다가옴으로의 전율로
순수의 힘에 악마의 역량을 이입해 자기의 열림이 가능해질 수 있겠네요
차원에 대한 해석이 따라야 감정 이입이 득해질 듯 합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했습니다.

사슴의 위장 속에 독사가 알을 낳았죠.
알들은 부하하여 경쟁하듯 사슴의 내장을 뜯어 먹었고
한평생 신선한 풀 한번 뜯어 보지 못하고
삭풍이 불어오는 사막을 거닐다 사지를 뉘여야 했던...
내 유년의 그날과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평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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