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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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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2회 작성일 21-08-09 10:20

본문

달팽이 / 선돌

 

 

어디에서 옮겨 온 촉촉한 영혼일까

 

아름다운 모험의 꿈 하나 짊어지고

발도 없이 걷는다

 

천천히 미끄러져 떨구는 너의 조화(調和)

유난히 외로운 눈망울에 맺혀,

돋은 뿔 위에 그리도 선명히 장식할 수 있었나 보다

 

진정 다정한 행위일수록 서둘지 말아야 한다고

미세한 정신으로도 명백히 깨달아지는 삶이어야 한다고

재빠른 발이 없어도 길을 가는 꿋꿋한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너는, 한시도 겸양의 수축(收縮)을 잃지 않았다

 

촉촉하고 시원한 아침의 공기가

어둡고 검질긴 밤을 거쳐왔듯이

너의 내적(內的), 그러나 쓰디 쓴 동작(動作)의 메아리는

오늘도 느리게 느리게 울려 퍼진다

 

뉘우침과 허물많은, 이 세상의 소요(騷擾)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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