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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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9회 작성일 21-08-09 16:01본문
새벽의 불협화음不協和音 / 백록
야옹야 옹야옹
덜 깬 새벽을 뚫고 기어 나오는
고양이 신음이다
꼬끼오꼬 끼오꼬끼 오꼬끼오
새벽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꼬박 밤을 지샌
닭의 아우성이다
월월 멍멍 컹컹 왈왈 망망 캉캉
저놈들 때문에 새벽이 무너졌다며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개들의 신경질이다
까마귀들 왁왁한 소리라며 숨 넘길 듯 마구 울어 젖히고
까치들 덩달아 까칠한 소리라며 희끗희끗 놀려대고
이런저런 잡음들이 이명을 들쑤시는데
마침, 쿠릉쿠릉 굉음을 지르며 하늘을 가르는 철새 한 마리
그 소음들을 몽땅 삼켜버린다
그놈이 날아온 곳이 궁금하여 시선을 돌렸더니
오름 너머 망망대해를 뚫고 나오는 불덩이
불끈 솟아오르는 시원의 붉은 소리
하늘 아래 첫소리
그야말로 우렁차다
저 큰 소리야말로
ㅏ와 ㅓ와 ㅗ와 ㅜ와 ㅡ와 ㅣ를 동시에 품은
아래아의 홀소리렷다
ㆍ!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시에선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들
그 불협화음 도시에도 날아왔으면 합니다.
철새가 그 소음들을 몽땅 삼켰다는 구절이 참 인상깊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김태운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시의 불협화음은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 듯합니다만
개중 인간들의 소리가...
근처 김포에 성남에 영종도에도 철새들 소리 우렁찰 겁니다
북에서 들리는 굉음은 그 정도를 넘나들겟고요
여의도 소음도 만만치 않지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