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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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98회 작성일 21-08-19 08:04본문
♣ 머무는 구름
저건 아마도
N극의 구름과
S극의 구름인거지
서서히 밀려가다
북극해나 남극해에 찰싹 달라붙을 걸,
지금은 하나로 합쳐질 듯
귀소(歸巢) 성향의
허물려진 형상 속의 형상
사라졌다 나타나는
유랑 산맥 속의 먼 강
어쩌면 고대 희랍에 세워진 공중 바위
땅의 무기의 세력을 앞세운 자들은
양극성에 부딪혀 번쩍하는 순간 힘들게 모아온 시간들이
그들의 벌어진 입속에, 혀의 불속에 소각되는
한 토막 얘기처럼 운명이 사라질 수 있으므로
우리는 구름의 골짜기 숨겨진 이상을 향해
해양민족처럼 민주적인 백마의 항해(航海)를 멈출 수 없지
보기에만 그렇지
구름이 바람 위에, 제자리에 머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거야
구름 위에 쌓인 새똥들은 저기가 어디라고 생각할까
가볍고 투명해져서 구름 신전에 발을 들인 누구라도
다음 생을 아래로 한 번 더 밀기는 쉽다고 애기하지
우리는 머물고 있고, 어디든 이대로 마음의 생각들
물물교환하며 함께 흘러가자고
구름 위에서는 형상도 방향도 생각도 다 쓸모 있게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렇지만 각자 가진 생각을 가지고 깎거나 무르는 값이 없고
한잔의 낮술처럼 기울인 잔의 키스에 증발하며 가벼워서 친구지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주 대논리로 가는 설정이 좋습니다
그에 맞게 스케일이 커서 좋습니다
양적인 크기로 가는 설정에서 골의 힘으로 된 파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하는 점 아쉽습니다
시상의 창대함 섭렵이 끌림의 한계를 넘어 있음 까지도 다다르려 합니다
시를 다루는 완숙도가 타인과 차별을 이루는데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 점 환희로 다가가게 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상상력이 대단하십니다.
저도 구름을 가끔 바라보면 하늘을 떠서 다니는 배 나 전함으로 보일때가 있어요.
구름에 대한 시는 아직 못 썼습니다ㅠㅠ
마지막행이 인상적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천수 시인님.
泉水님의 댓글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tang님 감사합니다
님의 시야말로 무극궤도를 뚫는 기력이 정중하고 유연하시니
그 높은 선도된 시심의 자세가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늘 님의 시에서 현상의 예지를 느끼며 감사함을 느낌니다.
이장희 시인님 산만한 시를 긍정으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시인이 진짜 시가되면 별로 쓸거리가 없어지지요
맹탕이면서도 맹탕이 아닌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