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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3회 작성일 21-08-26 10:33

본문

그 친구 

 

바람 빠진 축구공을 누르니

문드러진 호박처럼 푹 꺼진다

공기주입기로 바람을 넣으면

예전의 통통 튀는 모습을 되찾겠지

 

같은 병실 그 친구는

전역을 앞두고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로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두개골이 함몰된 채

응답 않는 별이 되어 누워있었다

 

아무도 없을 땐

친구 머리에 손을 살포시 얹어

기를 불어 넣어 보거나

침술을 배워 죽은 신경을 되살리는

벅찬 상상을 하곤 했다

 

부대로 복귀하는 날

내 거수경례에 친구가 눈을 깜빡여

나와 친구 어머니를

단풍잎이 붉게 물들도록 울렸다

 

때로는 세월이 약이 된다고

간절한 바람을

축구공에 채워 넣는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좋은 시입니다.
때로는 세월이 약이 된다고!!! 이 부분은
시마을 분들을 위한 배려 같은데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정말 훌륭한 시입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뜻밖의 삼생이님의 댓글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게 해주신 격려와 충고의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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