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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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95회 작성일 21-09-06 09:38본문
갈바람 / 백록
바람이 분다
가을의 표정으로
어디를 향하는지 서두르며
휘리릭 휘리릭
간혹, 산등성이 구름들과 하느적거리며 망설이다
당신의 근친 하늬를 부추기는 소리로
매몰차게 휘몰아친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날 선 칼의 표정으로
하늘을 가르며
그걸 아는지 새별오름 억새들이 흐느낀다
삼별초의 혼불이 날 부른다
통정通精의 넋을 품고
갈바람 분다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바람이 가슴에 파고들면
무작정 시 한편이 일렁이지요
아픔도 일고, 그리움도 일고, 사랑도 울렁거려
내 안에는 잊혀진 계절이 술렁술렁......
옛향기가 물씬 코끝을 들추는 시향에
흠뻑 빠졌다 갑니다.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가을을 타는 편인데...
가을이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 과체중이 올라 타니 허리가 끊어질 거 같다고 ..
이럴거면 나,차라리 가을 안 할래 " (웃음)
객담 客談은 마우스 샷 Mouth Shut 하고..
저도 위의 최 시인님과 같은 생각..
참, 좋은 시입니다
시가 남기는 기나긴 여운 餘韻과 함께 한참 머물다 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바람에 머물러주신 두 분의 시선과 함께 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람 소리 몇 줄기 더 불러봅니다///
사인 / 백록
얼핏, 새 몇 마리가 사체로 발견되었다
누가 봐도 평생 죽지 않을 것 같던
동백의 잎새들
그런 상록의 철새 몇 마리가
어쩌다 파리 목숨으로 나뒹굴고 있다
계절과 함께 무심코 거닐던 눈이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누렇게 썩어가는 그 시체를
유심히 관찰 중이다
근처 나무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추리하면
저들의 사인은 분명해진다며
허구한 날 날고 싶어 애오라지 하늘만 바라보던 저들에게도
나름의 철천지원수가 있었을 거다
다름 아닌 사시사철 하늘과 통하는 놈팽이
이 섬의 바람이 틀림없다
심심하면 툭툭 건드리며 지나치는
건달 같은 심보들
그들의 행방을 수소문해보니
샛바람은 지난봄에 꼬리를 감춘 지 오래되었다는데
마파람은 지난여름과 함께 떠나버렸다는데
그렇다면 저 죽음을 부른 정체며 그 원인은
삼각함수의 계산처럼 불 보듯 뻔하다며
청맹과니의 눈도장을 쿡 찍었다
차일피일 꽃 피는 날을 갈망하던 갈바람이란 놈이 성급히 변이한
칼바람의 칼부림 같은 심술이거나
서늘한 하늬바람의 조짐으로
염병을 질렀거나
그놈의 몽니가 아니라면
머잖아 주변머리들이 사뭇 쓸쓸해지더라도
홀로의 푸르름으로 붉은 꽃 흐드러지는 날
설령, 날지 못해 못내 섭섭하더라도
살풀이춤이라도 실컷 출 텐데
동박새들과 어울렁더울렁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여야한다는데
혹, 지난날에 쏟아졌던 장대비가
주범일지도 모른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