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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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09-07 10:06본문
추우秋雨 / 백록
‘자고로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우며,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서
그 사이에 한 치의 간사함이나 터럭만한 더럽힘도 감히 간여함이 없어야 함은 너무도 자명한 도리입니다.’
이는 어느 실록에서 오린 가을비의 동음이의어 추우騶虞
(살아 있는 풀은 밟지 않고 생물은 먹지 않는다는 짐승)
의 앞부분을 짜깁기한 줄거리다
비가 내린다
추적추적
마침, 서늘한 비가 내린다
가을이어서 가을다운 비가 내리는 거다
이는 하늘이 땅에 내리는
마땅한 도리다
만에 하나
이 땅으로 뜨거운 비가 내린다면
이 가을은 결코 가을이 아니겠지
도로 여름이 되어 천지가 뒤집히거나
말세가 가까워지거나
오늘도 어김없이 백로가 왔으므로
새벽의 산자락엔 물론
하얀 이슬 맺혔겠지
다가오는 한가위엔
물론, 둥근 달 비치겠지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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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 백록
오늘은 한라산의 백록과 천지의 두꺼비가 만나는 날이다
늙은 백로가 찔끔거린다
백두대간을 따라
하얀 이슬 같은 눈물 흘린다
난 지금 월대천에서 그 눈물을 마신다
짜디짠 바닷물 떠올리며
하냥,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