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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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3회 작성일 21-09-10 09:45본문
등대
씨암탉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그녀의 부모님 반대가 완강해
문전 박대 당하고 나니 좀 전에 봤던
길에 떨어진 10원짜리의 심정을 알겠다
위안이라고는 해바라기처럼
창문에 얼굴을 내밀고 바라봐 주는
그녀인데
그마저 언니에게 저지당해
남은 건, 오금이 저리는 기다림뿐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제 그만 들어오라고 할 만 한데
불이 켜진 그녀의 부모님 방 창문이
마치, 두 눈을 부릅뜨고 어림도 없으니
썩 꺼져라 하는 것만 같아 풀이 죽는다
오가며 힐끗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살에
웅크린 고슴도치가 될 때까지 부름이 없어
희망을 버리고
이쯤에서 물러서려는 나약해진 마음을
어떻게 감지했는지
그녀의 방에서 순백의 하얀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 한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형식은 잔잔히 웃음이 나오는데, 내용은 위기일발이네요.
아무튼 이런 상황조차 시로 형상화하시는 그 여유가 좋습니다.
완전 생활밀착형 시, 어떤 경우 생활을 떠난 시는 공허할 때가 많으니깐요.
잘 읽었습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님의 귀감 되는 생활밀착형 시들이
찌릿하게 감전된 것처럼 자극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