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야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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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0회 작성일 21-09-21 17:24본문
추석 전야의 넋두리 / 백록
내일이 한가위이므로
오늘 나는 이 밤을 지새울 것이다
내일 밤은 달이 구름에 숨어버릴 거라고 예고되었으므로
마침 오늘 뜬 달은 다행히 휘영청하므로
나는 저 달과 함께 둥둥 뜰 것이다
서녘으로 기울어질 때까지
달덩이 같던 내 아이들은
마땅히 거리를 두어야만 하는 까닭으로
어차피 아니 올 것이 뻔하므로
그들 대신 저 둥근 달과 더불어
소중한 이 밤을 고스란히 새울 것이다
저 너머로 뚝 떨어질 때까지
올해의 추석만큼은 돌덩이가 추락해버린 날이라 애써 규정할 것이다
아래아를 사랑하는 이 섬에선 저 달을 돌이라 읽으므로
바람은 보름이라 읽어도 틀림이 없으므로
저 달도 어차피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릴 테니까
조상님들도 한가위 달을 보름돌이라 읽었을 테니까
혹시 저 달이 내 앞에 떡하니 떨어진다면
나는 당장 보름달 송편이라 여길 것이다
거룩하신 하늘님께 감사의 절을 올릴 것이다
이 밤이 새도록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 만입니다, 잘 계셨는지요?
명절은 흔히 지내기가 외롭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런 기분으로 명절을 맞고 보내고 있습니다
글 내용이 제주에 얽힌 풍습과 생활도 엿볼 수 있어 좋습니다.
늘 평안 하시고 아름다운 <시> 많이 기대 해 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입니다
명절을 지냈지만 왠지 씁쓸합니다
물론 잘 지내셨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