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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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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1-09-22 08:10

본문

추석 폐가

 


마당 입구

늙은 복사나무 버티고 서있는

뼈만 남은 폐가

뭉클한 울음이 맨발로 걸어 나오고

굴곡의 자국들이 침식된 채

시름시름 지병처럼

밤새도록 지난날 삽입된 젖은 비에

뚝뚝 눈물범벅이 된 처마

떠나며 등지기 전 

허기와 풀 죽은 일곱 입과

헤진 무명베 덧댄 내력이 앓고

누이가 글썽이며 웃던

숯막 골 연기 아늑히 피어오른

다랑논 골짝은 없어지고

앞산 메아리만 가혹하다

붙박이 그리운 얼굴들

윤곽이 모인 그루터기

떠돌다 돌아온 여운의 그림자

잡초가 엉기는

저 무덤은 벼려진 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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