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의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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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291회 작성일 21-09-22 10:24본문
외도의 동쪽 / 백록
한가위 달을 물리친 태양이 수면을 뚫고 불끈 솟구치고 있다
시선을 물어뜯는 오름들의 부름에 답하기라도 하듯
공항을 오르내리는 철새들은 이른 새벽부터 부산을 떠는데
도시의 게으른 창들은 어쩜 부스스 눈을 비비고 있을 즈음이다
언뜻, 여기를 향한 길 하나가 서둘러 줄달음질치고 있다
마침내 우두커니 멈춰 선 곳
이른바 섬 아닌 섬, 외도다
어쩌다 이 외도를 머뭇거리는 나는 지금
서쪽으로 돌아설 채비를 하고 있다
왜냐하면
나의 전생은 바다 건너 구지봉에서 기어 나온 거북이거든요
그가 낳은 황금알이 나의 시조거든요
그 할아버지가 문득
혹은, 불현듯
아님, 뜻한 바
부처를 알현하기 위해 인도를 향했기 때문이지요
그 참에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옥 할머니를 만났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달에 취해 번뇌하던 달마도 그랬을 겁니다
허둥지둥 서쪽으로 떠난 까닭일 겁니다
요즘따라 저물녘 노을도 부쩍
붉으락푸르락하거든요
그의 몰골처럼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은 정성과 내공을 들인 수작을 감상하고 갑니다.
저도 잠시 외도의 서쪽으로, 그리고 <아유타국>은 아니라도
붉은 노을에 함께 휩쌓이고 싶은 마음 입니다
평안과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기 내가 있는 곳이 그런 곳이랍니다
섬 아닌 섬
사방이 뻥 뚫린
곳곳이 한라산 같은 곳
감사합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로왕의 자손이시군요.
학교 다닐때 국어시간에 배웠던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와 <구지가>가 떠오릅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공항을 오르내리는 철새들이란 시구에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휴일 마지막인 오들도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산자락에 흐드러진 귓가시낭 여름을 보면
그 꾸지뽕에서 구지봉이 떠오른답니다
아마도 그게 그거라는 생각
마치, 거시기 같습디다
ㅎㅎ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와 그림 / 백록
詩가 글의 암시라면
그림은 암시롱이다
음각으로 새긴 앎의 스케치거나
양각으로 그린 삶의 드로잉이거나
그림으로 쓴 시를 읽었다
중섭의 소가 그렇다
아무렴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로나 주춤하면 형제계를 외도에서
하기로 추석에 결정을 해 놓았는데
시제가 딱 입니다.
이정표같은 시구에 감사할 뿐입니다.
외도에 당도해 허둥지둥 할 일이 없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오시면 연락하십시요
혹시 허둥지둥할지도 모를 일이오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