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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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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5회 작성일 21-10-02 00:00

본문

발의 재발견

             날건달 



니코틴이 충전된 카트리지에서 액체가 새어 나왔다
투명한 비늘 조각들이 손끝에서 끈적거린다
유 씨 아줌마가 박 씨 아저씨랑 간밤에 포구에서 배를 띄웠다는데
할머니가 고쟁이에서 아침 볕을 꺼내 허리춤에 달자 

내 친구 길원이는 맨땅만 쳐다보고 있었다

달포쯤 지나자 길원이는 반지하로 이사를 갔다
어느 날 길원이 집에 놀러갔는데 

내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는 발과 발 사이
들창으로 난 하늘은 반쪽을 숨긴 채 걸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제 발의 문수만큼 숨겨진 반쪽 하늘을 밟고 다녔다 

술 취한 하늘에서 노란 비가 꿀렁거리며 쏟아졌다

노랗게 익은 발가락이 꼬무락거리며 공중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댓글목록

희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어휘로 구사한 문향에
감동으로 머믈어 봅니다

화자의 詩的 묘사의 깊이에 한참이나 붙잡혔다 갑니다.
오랜만에 들려
좋은시 한편 읽을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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