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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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0회 작성일 21-10-09 10:08본문
한글날에 즈음하여 / 백록
요즘 따라 문득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하여,
나랏말씀이 중국에 달라 비로소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임금께 여쭈어본다
당신은 결국, 한글도 한자에서 비롯된 것임을
넌지시 암시했으므로
그렇다면,
‘王은 대체 무슨 뜻이옵니까?’
‘어이쿠, 이 어리석은 백성아
이토록 쉬운 글도 여태 모르고 살았더냐?’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렇다. 왕은 그 황의 소리에서 비롯된 것이니라
그 첫소리 ㅎ은 목구멍소리로 허虛의 첫소리와 같은 헛소리일 것이므로
거추장스러워 치워버린 것이니라
그 한자 역시, 글을 몰라 우왕좌왕하던 시절의 그림인데
도끼로 천지인天地人을 하나로 묶어버린 것이니라
이 정도면 이해하겠는가?
이래도 모르겠다면
한여름에 왕벌을 받들고 왕왕거리는 말벌들의 소리를 들어보거라
그렇다고 나를 왕이라 부르는 소리는 결코 아니지만...’
‘황송하옵나이다 마마
이 백성의 무지함을 헤아려서 하나만 더 여쭙겠나이다’
‘그래, 그게 무엇인고?’
‘임금이라는 말은 또 어디서 온 것이옵니까?’
‘음 그렇구나. 왕을 알면 임금의 내력도 알아야겠구나
첫음절의 임은 웃어른에게 붙이는 존칭이기도 하거니와 이어간다는 뜻이고 나중의 금은 선을 나타내는 것이니라
지난날 신라왕들의 성이 김씨인 점과 칭기즈칸의 후예인 金과 같으므로
나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다 나왔지만
그 이상은 더 묻지 말라
이제 대강 알겠는가?’
‘마마,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아차, 마마는 또 어디서 비롯되었을꼬?
궁금증이 언뜻 궁한 임금처럼 꼬리를 무는데
이 무식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으므로
그래, 더 탄로 나기 전에
오늘은 이쯤하자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글날에
시인의 독창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글 사랑은 대한민국 시인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한글날에 즈음하여 2 / 백록
영어에 비해 한글은 모음이 많아 어렵다는
외국인들의 평이다
하여,
지금은 사라져버린 모음 아래아 하나로
세계화된 한글을 만들어 본다
즉,
‘ᄒᆞᆫᄀᆞᆯ’이라 쓰고 hangl로 읽는
아래아(ㆍ)는
ㅏ, ㅓ, ㅗ, ㅜ, ㅡ, ㅣ, 등등의
모든 홀소리를 함축하므로
이를테면
이렇게
‘나랏말싸미 중국에 달라’를
‘ᄂᆞᄅᆞᆺᄆᆞᆯᄊᆞᆷᄋᆞ ᄌᆞᆼᄀᆞᆨᄋᆞ ᄃᆞᆯᄅᆞ’로
이 세상의 글자는 어차피 모계중심인데
어머니가 여럿이면 근본이 흔들릴 터
일례로 ‘ᄋᆞ’는 쓰임새에 따라
a, e, I, o, u로 읽어도
서로 통하지 않을까
혹여, 세종대왕이 지금 살아계신다면
단군의 이념을 고이 받들어
어리석은 인간들을 널리 이롭게 하지 않을까
‘ᄒᆞᆼᄋᆞᆨᄋᆞᆫᄀᆞᆫ’이라 외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