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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입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7회 작성일 21-10-11 08:17

본문

            - 여인의 입술-

 

 

담배연기는 날거나 모습을 감춘다

부스 안에 안개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다

오후의 자투리를 가만가만 매만지는 한 여자

힐을 옆으로 눕히고 앉는다

담배를 꺼낸다

손가락 사이에 매달린 담배 한 개비

다리를 꼬고 입술로 필터를 만지작 거린다

립스틱을 잔뜩 훔치고 있는 필터

연기로 스트레스를 훨훨 태우고 있다

필터를 악착같이 물고 있는 입술

입술 앞에 연기와 연기가 겹치고 겹치는 것을 즐기는 여자

빨간 손톱을 가지런히 보여준다

담배를 피우며 스마트폰에서 뭔가를 유심히 보는 여유

이빨로 필터를 살짝 물고 손가락 끝은 폰을 주시한다

긴 다리를 꼬고 흔드는 모습을 훔쳐보는 눈동자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물고 있는 시간을 모으는 입술

담배를 물고 있으라고 꼬드기는 휴대폰

잠시 휴대폰 안에 갇힌 채로 머물고 있다

여자가 여자를 가둬두는 아득한 시간

비둘기 한 마리 힐 앞에서 서성인다

데굴데굴 구르는 눈알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눈에 파노라마가 찍혀지네요
데굴데굴 구르는 눈알에서 굴린 눈알이 멈췄는데...요
2탄이 궁금해지는 장희님의 여인
훔쳐보고 갑니다
오늘하루도 강건하세요^^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흡연부스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닫혔는데
코로나 전 흡연부스에서 가끔 보는 여인 이야기 입니다.
자주 보니까 목례정도 하곤 했지요.
난 개인적으로 여지가 담배 피면 멋있게 보이더군요.
물론 흡연은 안좋긴 한데 멋있는 건 멋있는 거더군요.
그녀 때문에 시도 쓰게 됐으니 고맙다고 하고 싶은디...
2탄은 없어요. 아쉽나요? ㅎㅎ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하늘시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담배 한개비가 눈과 입술을 훔치고
스마트 폰 속 세상에서 뭉게 뭉게 피어 오르다
여자가 여자를 가두는 시간
사진을 한 컷 한 컷 찍어서 생의 한순간을
전달해 주듯 실감 나는 묘사에
같은 시공간에 있는 관람객이 된 듯 합니다
비둘기 한 마리 힐 앞에 서성일 때
저도 겨우  빠져 나왔네요
요즘 좋은 시 많이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성 흡연인구가 늘어납니다.
걱정은 되는데 흡연이 건강만 안해치면
좋은데 흡연은 삼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여자의 흡연모습을 보고 시를 썼긴 했는데
여자의 내면을 파고드는 시를 못써서 좀 아쉽습니다.
묘사의 묘미는 언어를 그려내는 자유인 것 같아요.
다음에 한 번 더 다뤄보겠습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라라리베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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