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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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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94회 작성일 21-10-13 08:41

본문

빈집

 

 

 

내객이 더듬기 시작했다

잔뜩 웅크린 채 버려진

생의 뒷자락을 만지며


낡고 헤진 헌신처럼 

구석에 버려진

수많은 발걸음들이

숨을 거두고

 

부축 받아 야 할 서까래

이따금 기억의 바람이

잃어버린 문고리 흔들고

경계를 잃은 툇마루

한쪽 발을 잃은 채

휑하니 탯줄 같은 시간이 머문다.

 

세월을 버리고 간 유랑자들을 위해

잊히면서 버려진 것들이 모여

되뇌어 호흡하고

부스러기 수북이 쌓인 가계의 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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