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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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7회 작성일 21-10-30 14:02본문
바람과 구절초
하양 적요를 끌어안고 허무를 삼키며 살았겠다.
밤마다 별들이 내려와 앉은자리마다
별 물이 들고
허공이 머물다 간 발자국엔 이슬이 맺혔다.
긴 세월 시린 인내와 수고로 받은 저 황금 면류관
온몸으로 지키기 위한 칼날들
밤마다 쓰르라미, 여치, 베짱이는 시퍼렇게 날을 조율했다 하자
바람 앞에 아홉 번 꿇은 무릎
기억 저편에 의식을 찢으며 투명한 각을 세웠던 가을은
강쇠바람, 곽망풍, 고추바람으로
푸르름을 탈곡하겠지
얼굴에 일사 각오 의식을 바른 구절초, 저 예리한 날
켜켜이 달려드는
바람의 목을 수도 없이 베었겠다.
온 산야에 핏빛 발자국 가득하고
저 칼날 드문드문 부러지면 연극 끝나겠지
댓글목록
바리움님의 댓글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무의 칼날을 조율하고자
바리움 같은 불면의 시간 속에서
어쩌면
삶이란
허무의 그네에 오른
예리한 칼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구절초 꽃잎일지도.......
머물다 갑니다.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로 꼬아져 가는 자신을 읽으며
유전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바람과 싸우던 날들을
그려봅니다
무서운 바람들을 앞세운 가을의 위력에
허무를 키우며
곱게 머리빗고 풀무덤으로 지겠지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 앞에 아홉 번 꿇은 무릅이 결국 바람의 목을 베어버렷군요
표창의 예리한 칼날로
결국은 그도 높바람이라는 된바람 앞에는
별 볼 일 없겠지요
마침내 그날은
연극의 막을 내리고...
ㅎㅎ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날 만추경에 산에 갔는데 구절초 칼날들이
다 허물어져 있고
바람과 싸운 리얼했던 전쟁사를 읽으면서
끌적거린 글입니다
시월도 끝자락을 보이고 11월을 선물처럼 받아야겠네요
다녀가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