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똥묻은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99회 작성일 21-11-09 02:22본문
전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늙은 여우도 어미젖을 빨며 자랐던 굴의 언덕으로 머리를 눕히고
물밑 훤히 들여다보이는 남대천에는 팔뚝만 한 물고기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다
1만 6000킬로미터의 귀향길 열두 척의 배가 조업을 나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소국흘도 누에머리 갈조류 해중림에는 불볼락 치어떼의 지느러미가 날갯짓을 팔랑거리고
수중 20미터 직벽에는 형형색색의 연산호들이 잉걸로 활활 불타올랐다
거대한 암초지대 수중굴에는 만삭의 알집이 꿈틀거리고
저물녘 빈 수레가 늘어진 혓바닥을 내밀며 선창에 묻은 노을을 싹싹 핥고 있었다
해는 지고 바람도 스산한데 송곳 같은 등지느러미가 밤하늘로 솟아올랐다
댓글목록
희양님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돋보이는 필력으로
시를 맛깔스럽게 수놓으셨습니다.
행간마다 반짝이는 별빛 어휘들이 아무리 숨겨도
반짝거립니다
문장을 읽을수록
내가 아는 어떤분의 냄새가 납니다 (ㅎㅎ)
똥묻은개님의 댓글의 댓글
똥묻은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격려의 말씀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희양 시인님!^^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날건달 시인님의 시심이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