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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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2회 작성일 21-11-20 17:57본문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하늘시
간절했던 열 달 못 채워서 꼬박,
그 한마디
손가락 발가락 다 있나요
첫 고백의 물음표는 24시간 진통을 탯줄로 잘라 놓고
미숙한 인큐베이터 온 몸, 속싸개 베냇저고리 거부 하던 날
황달을 치료하는 광선을
햇살이라고
곧 다시 세상을 밝혀 줄 태양이 될 거라고
붉은 엽록소 한 가득 담은 모정의 푸른 심장
신생아 면회실 유리벽에 칠하고 덧칠하기를
커튼 눈 젖히고 투명하게 적어 놓았던
작은 호흡 읊조리며 푸른 시를 읽고 있는 내 영혼의 맑은 잎사귀
하나, 둘, 셋, 넷, 다서, 여섯.....,
꼼지락 꼼지락
스무개의 경이로운 기적을 확정하고 확정하기를 수십 번, 수백 번
*바다를 먹물삼고 하늘을 두루마리 삼아
닦아도 퍼 내어도 넘치기만 하던
눈물의 감사장을 기록하던 그 하얀 생명
물음표의 답이 된 기적의 일상을 지우지 않을려고
태양이 되어가는 실한 손가락을 수시로 비벼대는 볼에
해가 조금씩 닳고 있지만
갱년기는 사춘기에게 질 수 없다는 해바라기 투쟁
사춘기는 갱년기를 반드시 이겨 먹는다는 식성좋은 그 놈
승리의 혼불을 켜고
케잌같이 달달하게 주름지는 엄마를 훅, 불어 꺼 버린다
꼼지락 꼼지락 촛농 녹아
궁시렁 궁시렁 떨어져도 좋은 날
하늘이시여
확정되고 확정 된 우주만물 깃든 선물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인용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스스로 제 자신의 영혼을 생각할 때
영하의 기온보다
차갑다 느끼는데..
오늘, 이 시를 대하며
저도 꼽사리 끼여
억지로나마
따뜻해져 봅니다
아마도 기독교를 신앙하시는듯
저는 무종교라서 (심정적으론 불교에 기울어 있지만)
뭐, 종교가 그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석가, 예수 공히 설파한 것은
자비와 사랑인 것을..
감사하는 삶
그것을 꽃향기 같은 숨결로
변용시키는 시심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美的 차원으로 승화시킨
對象과 意識의 조화
시인의 심정이 밀도있게
그려졌네요
좋은 시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이 그 아이 생일입니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사춘기를 겪고 있는데
모든게 감사하다는 추억을 소환하며
기념으로 적어본 글입니다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리움님의 댓글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 500그램의 기적을 보았습니다.
상자 속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그 아이가 벌써 초등학생이 되었네요
머물다 갑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은 맘이라 여기니
더더욱 귀한 선물에 눈물이 맺히네요
다녀가신 발걸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