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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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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4회 작성일 21-11-24 16:45

본문

허기虛氣 / 백록

 

 


배는 할락산*인데

속이 텅 비었다면

사람들 믿을까

 

하여, 곧 사라질 것 같은 갈바람과 쌀쌀맞은 하늬바람 싹싹 긁어모아

차디찬 하늘에 말아먹으면

빈속이 꽉 찰까

 

아님, 물때를 따라 망망대해를 향하는 썰물을

출렁이는 파도에 말아먹으면

빈속이 범람하겠지

 

배는 할락산인데

창지엔 헛바람만 가득하다면

사람들 믿겠지

 

'영허든 정허든 말도 안되는 말 버무리멍 잘도 속암싱게' 허멍

혹은

'게나 저나 헛소리허젠 허난 하영 속암져' 허멍

사름덜 배꼽 잡앙 웃겠지

기가 막히다며

기가 차다며

 



----------

*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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