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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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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8회 작성일 21-11-26 17:51

본문

서체(書體)의 여름

 

독특한 서체(書體)의 여름이

물구름을 뭉쳐 활을 쏘았다

어떤 굽은 놋쇠의 뼈들은

여름 내내 낮에도 달을 그리워했다

체면과 격식은 신체와는 무관했다

여우와 백호쯤이 단정했다

나무가 찾지 못하는 뿌리가 있을까만

정수리에 솥을 올린 아이들이 물 위를 떠다녔다

길에서 사라진 아이는 큰 소리로 일곱 기단(基壇)에 서서 부른다

산이 이내 일어나게끔 굽이도는 강이 잘록하거나

수평으로 흐르는 둥근 마디를 헤아렸다

달이 출렁이는 강물에 반조되어 떠있어도

어두운 하루가 죽순처럼 빨리 자라지는 않았다

아침이면 누가 희망을 기대하고 새털 머리에 바람을 불어넣는다

오히려 머리에 꾀를 낸 자를 노인들이 지팡이로 밀었다

병사도 아닌 군대의 말똥이 말을 타고 큰 들로 나가 깃발을 꽂는다

깃발들 위에 빠른 비의 행진하는 불꽃은 비치지 않았다

비늘 입은 자들이 물의 자극(磁極)을 견디며 하류를 건너간다

가장 센 돌은 산에서 떨어지지 않고 물을 끌어당기는 돌이다

지금 물에서 돋아나는 소년이나 청년이 옛날사람보다 먼저

진언(眞言)을 겪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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