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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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03회 작성일 21-11-27 02:24본문
눈 내리는 밤
문 열고 나서자
내 발은 잠깐 내린 눈에 푸욱
파묻혀 눈은 잠시도 흐느낌 멈추지 않고 눈은
가난한 내 아버지를 닮아 어깨가 넓고 어깨 너머
옅은 보랏빛 으스름히 잠겨있는
눈은 지치지 않고 허공에 나부끼며
어둠을 직선으로 갈라놓는 수은등 빛 속으로
뛰어들다가
두 날개 차가운 입자로 흩어져
쪼개지는 얼굴 눈은
내 고막 속으로 뛰어들어 귀가 멍멍하고
쨍!하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울부짖고 나는
빈집 유리창마다 성에로 돋아있는
누군가의 얼굴 그리워 하얗게
비워져 가고 있는 희미한 길을 희미한
아우성 위를 밤새 걷는다
댓글목록
바리움님의 댓글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 속에 푹푹
파묻혀 있다가
잠이 들었다가
서울의 밤거리
당신의 그림자를 밟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가
시소를 타다가
사위로 흩어졌다가
당신의 그림자 위로
천천히
새하얀 건반 위로 걸어가는 눈(雪)동자들
눈 길을 걸으며 눈 속에서
백석같이 새하얗던 그 사내가
바륨 2밀리의 알약이 되어
새하얗게 뼛가루가 되어
밤새도록 푹푹 내리고 있다
시를 읽고 북받치는 감정을 몇 자 남기고 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정말 훌륭한 시 감사드립니다.
이면수화님의 댓글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것이 몇 번째 발걸음인지 모릅니다.
애써 외우지도,
필사하지도 않고
늘 다시 읽는 것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 지나고
봄, 다시 여름이 와도
이 발걸음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들렀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