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혹은 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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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8회 작성일 21-12-06 16:55본문
페르소나 혹은 발라드
얼굴이 작다. 포피꽃 속을 들여다보던 노숙자가
마치 그 꽃을 들여다보면 배가 불러오기라도 한다는 듯이,
그러다가 붉어오는 눈시울, 밥상 위에 엎드려서
배를 움켜쥐고 몸부림치며 꽃잎은
돋아올랐다. 청록빛으로 부어올랐다. 작은 나무집 안으로 철렁이는 길은
윤곽이 보이지 않았다. 폐선의 자궁 속으로 향하는 그 길을 향해
조용히 돛이 펼쳐졌고 여자는 어떤 거울 속을 향해 새 한 마리를
놓아보냈던 것이다. 그 여자의 입술에서 뺨까지
예리한 칼로 길게 그어진 여름. 내 시의 피부에는
피 묻은 팔다리가 여기저기 던져져 있다.
댓글목록
이면수화님의 댓글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전개가 예사롭지 않아
읽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빠르고 간결한 것 같지만
어느 문맥도 쉽게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당김과 끌림이 있습니다.
서서히 조여드는 긴장감에 눌려
독자가 도망가 버린다 해도
머잖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이면수화님 훌륭한 시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