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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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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40회 작성일 22-01-09 01:58

본문

코로나  


수취인이 내가 분명한 빈 상자 두개가 배달되어졌다. 택배원은 내 문 앞에 상자들을 놓아두고 초인종만 누르고 가버렸다. 누구도 택배원의 얼굴을 본 이 없다고 한다. 나는 상자 두개 뚜껑을 연 다음 부식토를 그 안에 가득 채웠다. 부식토 안에 내 폐 두개를 넣어두었다. 밤새 부식토는 나직이 신음소리를 낸다. 나방 한 마리가 투명한 유리창에 밤새 날아와 부딪치며 신음소리도 없다.  높은 밤하늘에 혼자 달이 창백하고 유리창에 성에가 끼고 선반 위에 놓아둔 석류 열매 하나가 썩어가는 흔적이 내 콧구멍에 다가온다. 순이는,  혼자 늪에서 걸어나와 폐선 향기를 풍기는 순이는 상반신이 석류열매였다고 했다. 


밤새 내 폐를 넣어둔 상자의 네 개 벽이 조여든다. 오무라드는 양귀비꽃 천장에서 가래가 뚝뚝 듣는다. 유리창에 몸을 내던지며 나방 한 마리가 밤새 기침을 한다. 빨간 딸기시럽을 마신 석류열매는 썩는 것도 잊고 몽롱한 몸 바깥으로 열기를 뿜었다. 촛불 하나가 거꾸로 허공에 멈춰 나 혼자서 하나 둘 촛불 끝 휘감기는 나이테 수를 세는 동안 비어있는 내 방 안 허공 속으로 밤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들려왔다. 나는 이 밤이 지나가면 저 많은 기차들 중 하나를 잡아타고 바다로 가서 뻘겋게 등딱지에 활화산을 인 게 한 마리를 잡아 등딱지를 거칠게 잡아뜯고 그 속에 고인 비린 즙을 실컷 빨리라 생각한다. 지금 내 폐에 고인 비린 즙을 누군가 게걸스레 빨고 있듯이. 


목이 부어 뒷골까지 묵직한 나는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우람한 메타세콰이어 둥치로 바람이 스치는 것을 본다. 아마 내 유년 속에서 헤어진 많은 잎들도 거기 붙어 유리조각으로 살살 얼붙어가는 내 호흡 안에서 살랑살랑 기침소리를 내고 있을 터인데, 변색한 내 호흡은 탁한 황홀 속에서 채 단어들을 굴려내지 못하고 모가지만 천장 위에서 어머니 어머니 부르며 부어오른 협곡 위 날아가고 늪에 발이 빠져드는 삐걱삐걱 가구들이 팡이꽃 포자 속에서 내 방 사방 벽들만 밤새 조여오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목록

푼크툼님의 댓글

profile_image 푼크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로나의 밤
하루 종일 아픈 허리를 업고 병원으로 음식점으로 천냥짜리 가게를 다녀 온
검은색 아디다스 운동화가 현관에서 밤새도록 낑낑거리고 있어요.
그 서글픈 울음소리가 우리 집에 온 첫날밤의 점박이 강아지처럼 저의 뇌혈관을 찢어버리듯 아파요.
어릴 적 엄마가 사주신 새 운동화처럼 제 품에 꼭 안고 재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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