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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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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푼크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회 작성일 22-01-09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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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일지


마데이라 앞바다는 잔잔한 물결 위를 걸어다니는 옆집 코렐리 아저씨 같아서 좋다 지난겨울 크리스마스의 콘체르토 처럼 구원은 당신의 손아귀에 쥔 열쇠 꾸러미 같은 것 저물녘 북대서양의 아조레스 섬에 닿았을 때 수평선 너머로 가라앉은 눈부신 석양은 오늘 하루의 땀방울들을 긁어 모아 네일숍의 붉은 손톱 조각으로 반짝거렸다 버뮤다 제도 그 시퍼런 해구 속 고래의 뼈 무덤 속에는 날갯짓을 잃은 오래된 울음들이 퍼덕거렸다 보스턴은 그렇게 열쇠 구멍 속 마주친 눈빛처럼 밀려왔다 황금빛 사과와 붉은 석류알로 만든 불꽃들이 출항을 앞둔 커티샥의 망루에 앉아 순풍을 기다린다 찻물 밴 해변에는 아지랑이처럼 박하향을 피우는 모래알들, 저녁이 뽀송한 이불처럼 별들을 은하수에 살며시 눕힌다 나도 우주 속으로 발을 뻗고 알퐁소 도데의 별을 덮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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