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지랑이 서너 근 잘라다 굽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28회 작성일 22-03-01 14:05본문
우리 아지랑이 서너 근 잘라다 굽자
아파트 7층께 노고지리 우짖고, 앞산에
봄 꿩 가슴 꺾어 울면
청 보리밭 이랑 사이로 지나가는
아지랑이
서너 근 잘라다 프라이 팬에 굽자
보릿대 한 토막 잘라 실금을 긋고
삐 삐~ 보리피리 불면
하나 둘 먼저 떠난 친구들
깜부기로 얼굴에 수박 줄 긋고
보리밭 위로 얼굴 내밀까
풋보리 한 모슴 짚불에 노릇노릇 굽다가
보리 모가지 툭툭 떨어지면
검정 고무신에 비벼 넣고 후후 불어서
개침에 쓰러 담으면
가뭇한 얼굴에
진달래 꽃 한 송이 피었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좋습니다
아지랭이 서너 근
보리
숯 검뎅이 모가지
후후~
역시!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십릿길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
보릿고개 그 배고픔을
보리밭두렁에서 보리서리로 풍요를 누리고 살았지요
들킬까봐
깜부기로 얼굴에 수박줄 긋고 놀던 날들
풍요로운 유년이 그립습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좋아 글 남깁니다.
마치 옛 시인의 다정한 시를 읽는 느낌입니다.
시란 이렇게 사람 마음을 청보리처럼 하늘거리게 하는 거란 걸 또 다시 배우게 됩니다.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년시절 가난을 병처럼 앓고 살았지만 그 가난으로 누리는
풍요로운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생의 첫페이지에 머믈게 합니다
부족한 글에 공감의 말씀 감사합니다
너덜길 시인님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시에서 시인님 추억을
살짝 들여다 보고 갑니다.
유년시절 누구에게나 꿈으로 남아있죠
아지랑이 서너 근 잘라다 프라이 팬에 굽는다는 표현이
머릿 속에 오래 남을 듯 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희양 시인님.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유년시절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치요
그 때는 가난했기에
더 맛깔스러운 일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가볍게 써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