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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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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5회 작성일 22-04-12 06:22

본문

어떤 운명

 폴 차


재개발을 기다리는
노후 아파트 같이
금 간 아스팔트 길 틈새에
민들레 꽃이 피었어요

메마르고 어두운 강토
발 뻗을 틈도 없는 곳에서
태어나니

그 얼굴
남보다 더 예뻐 보이는
노란 계절의 전령

그 옛날 어쩔 수 없어
천개천 다리 밑 삶을 살아간
빈민과 같이

헛발 디딘 운명을 감수하며
또다시 열심히
홀씨를 키워갑니다

오늘도 뿌리를 지하에 감추고
태연한 듯
노랑 미소를 짓는
질투 잃은 민들레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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