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멍울 > 창작시의 향기

꽃멍울

불에 덴 짓무른 상처 하나 있더라 

엄마손으로 아까징끼 쓰윽 발라주면 새살 돋아나는데

오래 묵은 상처 하나 애인처럼 데리고 산다

세월이 약이라는데

오래 묵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있더라

엄마손은 약손인데

세월 가면 갈수록

선홍빛으로 선명해지는 상처가 있더라

세월이 약이라는데

꽃멍울 피워 올리는 지지 않는 불꽃무늬 하나 있더라

날이 갈수록 깊게 파인 주름살처럼

점점 더 굵어지는 아픈 손가락 하나 가지고 살더라

불에 덴 짓무른 상처 하나 뼛속까지 아린 밤

엄마손은 약손인데

뒤란 장독대 기웃기웃하는데

엄마손으로 간장 쓰윽 발라주면 새살 돋아나는데

오래 묵은 상처 하나 묵은장처럼 띄우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