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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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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7회 작성일 24-11-04 00:30

본문

가을엔 땡감도 홍시가 되는데
가을엔 하늘도 시가 되는데
남편은 아직도 땡감
남편은 아직도 낙서다

중풍이 도둑처럼 다녀간 후
지구는 15도쯤 왼쪽으로 기울었다
남편의 왼쪽 어깨와 다리도
함께 기울고
가족들의 웃음도
부자연스럽게 한쪽으로 기울었다

만지는 곳마다
새 살이 돋듯 꽃을 피우고
열매 맺게 만드는
만병통치약같은 가을 햇살
한 폭 끊어다
절뚝절뚝 절뚝이는
남편 어깨 위에 덮어주고 싶다

이 악물고
날마다 산을 맨발로 걸으며
환갑 넘어
새 걸음마를 배우는 남편에게
새로운 수평을 찾아주고 싶다  -2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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