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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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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1회 작성일 24-12-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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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한 장

     들향기 장외숙


마을금고에서 두루마리로 너를 만나서

새해 첫인사하고 너를 잘 보이는 벽에다 걸었지

올해도 무사 안녕을 빌면서


춘삼월 꽃바람 연둣빛에

새들의 새 생명 축제에 마음 빼앗기고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너를 정리했지


순백의 찔레꽃 향기에 젖어

오월의 여왕 장미꽃 향기에 취해

긴 장마와 벗 삼아 지내다가

벌써 반년이 지났구나 하면서 

또 한 장을 넘긴다


하늬바람에 오곡이 익고

황금 들녘을 보며 풍요를 느끼면서

벌써 가을이구나 하면서

너를 또 정리한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동지섣달 달력 한 장 너를 보면서

엄동설한 눈 오는 설경도 좋더라

자연도 철 따라가고 너도 같이 떠났구나


너를 한 장 한 장 생각 없이 넘기다 보니

일 년 동안 이루어 놓은 목록 하나 없이

이제는 갈무리를 해야 되는데

채울 것도 비울 것 도 없는 

내 삶이 조금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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