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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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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회 작성일 25-11-17 00:19

본문

단풍, 길 


불길의 강을 건너온 계절의 얼굴색이 창백하다 

불사른 계절의 원귀가 날파리처럼 떠도는 물녘 

연민과 상실이 이승을 헤매고 있다 

손아귀에 미련을 거머쥐고 앞만 보고 가는 사람들 

손가락 사이 모래알처럼 흘러내리는 미명의 시간 

송장벌레가 시체의 몸을 갉아먹고 알을 낳는다 

하늘이 무너질 땐 무너진 하늘을 보자 

너의 하늘을 바라보자 

폐허 속에 하늘의 청사진이 숨바꼭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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