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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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우리는 삼대 구 년 만에
헛한 마음에 불 밝히는 모퉁이 외등처럼
삼바리 조개구이집에 모여
때 묻은 한 해를 첫눈처럼 털어내며
함박눈처럼 수다를 떨었다
문밖은 빙하처럼 얼어붙는데
삶의 고단함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외진 자리에 성에처럼 끼여 허물어지는
너의 침묵이 내 심중에 못을 박는다
그런 우리의 심중은 아랑곳없이 술판 위에는
굴찜이 그렁그렁 코를 골며 숨을 내뱉는다
그래, 친구야!
우리들의 슬픔은 우리들의 슬픔일 뿐
송이눈으로 날려 밤새 들창을 두들겨보자꾸나
저 문밖 빙하를 지나 우주까지 휘날려보자꾸나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웃음이 모인 자리에서
잔을 채우는 건 술이라기 보다 한 해를 견뎌온 날들의 온기로 채워지는게 더 클듯합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주신 댓글을 읽다보니 오래전 읽었던 시구가 생각납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