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손질하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그물을 손질하며
자갈치 어시장에서 남항을 바라보면
비릿한 살냄새가 등 푸른 고등어처럼
꼬리지느러미를 펄떡거린다
가난을 직업으로 삼던 꼬리 잘린 날이었다
너울처럼 밀려오는 숨기고픈 허기진 얼굴들
물려 입은 교복처럼 헐렁한 시간들이
혹등고래의 춤사위처럼 물 밖으로 솟구친다
나는 시곗바늘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
낯선 항구의 불 꺼진 고깃배처럼 정박 중이다
해무 낀 오리무중의 바다 위를 부표처럼 걸으며
오지 않는 너를 물때처럼 기다린다
샛바람 불면 흐릿해진 물빛 품은 네 얼굴
물의 살갗에 윤슬이 버짐으로 자라면
웅크린 몸을 추스르고 출항의 닻을 올린다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비린내 나는 어시장 한 복판에서도 삶은 살아 퍼득이고 출항을 준비하는 가난한 이의 그물코 사이로 하루가 들고 나는
힘든시간이 불을 밝히고 있는 어시장 변두리로 아슬한 시간은 새벽을 흘러 먼바다로 가는 것 같습니다
좋은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