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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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650회 작성일 18-03-13 18:48본문
미투
피해자는 기억한다
꽃 망울들이 겨울의 옷가지를 벗기던 어느 봄날
이웃 살던 선표네 할머닌 마당 어귀 살구나무아래에서 고 녀석 귀엽다며
내 여린 풋고추를 주물럭거린 적 있다
부관참시해도 시원찮을 노인네다
어리디 어린 아동에게
어찌 그런 추악한 만행을
저질렀단 말인가
유년의 어느 여름 날 개울가에서 홀딱 벗고 놀다가 날 추행한 순이도 용서 할 수 없다
오줌 마려워 두리번거리던 내게 다가와
동이야, 쉬이 쉬이~
원치 않던 스킨십으로 모멸감을 주었던 여자
반 백 년이 흘렀어도 잊지 못한다 끝내
찾아내 고소 할 것이다
서울 어느 변두리 초등학교 3학년 때던가 산수 선생님이던 그 아줌마는
모처럼 백 점 맞은 내게
기특하다며
흘러내린 바지춤을 추켜주다가 배꼽께 속 살을 매만졌다
안심하지 마시라
당신은 위력에 의한 성 추행범
법망을 피해가진 못할 것이니
물론 쇠고랑 찰 각오도 되어있다
3사단 15연대 상병 시절
외박 나와 읍내 퀴퀴한 골방에서 저지른 그 날의 죄악에 대하여,
홍등아래 질겅질겅 껌을 씹던
세월보다 서둘러 늙어버린 한 여자의 등짝에
한번도 모자라 두 번이나 찍었던
그 날 밤의 낙인에 대하여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ㅠㅠ
울어야할 지 웃어야할 지
오랜만에 심각하게 오셨는데
웃으면 안되겠지요
저도(미투)입니다
지나고 보니
저도 당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군요
ㅎㅎ
전 그냥 웃어넘기겠습니다
용기 부족...
윤희승님의 댓글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웃어넘기겠다 하시니,
아마도 성공작인 모양입니다
늘 건안하시길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러 번 읽었는데 스민다,
스민다 뼛속까지. 시를 이렇게 적으시면
그 시들이 살 집도 지으셔야.
윤희승님의 댓글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녕하시지요
봄, 좋은 계절입니다 시도 좋고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술의 단추를 자유자재로 풀고
끼우시네요 ^^
시가 시답게 잘 익었습니다.
오랜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