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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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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9회 작성일 18-03-16 20:51

본문

 

스트레스

 

 

 

거울을 보지 않고 얼굴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 내서야

비가 빗물이 되는 순간이다.

나에게 웃음을 보이는 사람들도

빗물로 찌그러지고

나를 아는 사람들도 나에게 인사 대신

빗물의 형태를 확인하고는

숙연해지고 진지해지는 이유다.

젖은 신발과 옷들을 끌고

수직으로 내리는 빗속을 걷는 것은

당신들에게 수평으로 고개 숙였던

나의 빗물들을 다시 빨아들이기 위해서다.

내게 뺨을 때리다 대신 아파하며

빗물을 흘리던 그녀의 눈동자,

다시 보고 싶어 우산 없이 걷는 내 빗속의

작은 공간들

수직으로 내리던 그녀의 뒷모습,

멈출 것 같지 않는 비.

그래서

비를 맞아 본다.

내 슬픔의 깊이를 재어보고

뜨거운 커피 잔에 갇혀진

내 나이들도 이제 놓아주어야겠다.

한 모금 삼키고 여유롭게

투명한 카페 유리벽에 새긴

나의 한숨들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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