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이불 한 채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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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489회 작성일 18-05-22 09:19본문
공단 이불 한 채 /추영탑
천둥번개에 놀라면 더 죄짓고 싶어져
하나로 합쳐지던 숨소리
발 뻗기 좋은 시절이 있어서
네 귀퉁이로 두 사람의 숨소리만 듣고 살던
늙은 이불 한 채, 수십 년 가부좌에 오금이 저려
실핏줄 오그라들었단다
어둠을 들어올리거나 어둠을 끌어당기던 몸,
손 굳고, 발 움츠리고 가슴 개켜진 두꺼비
한 마리로 앉아있다
땅거미만 기다리던 두툼하고 무거웠던
햇솜 타 만들었다는 그 이불, 밤길만 걷던
아직도 숨겨 놓은 그날
얼굴 두 개, 손 네 개, 발 네 개로 한통속이
되었던 공단 이불 한 채가
접힌 몸을 단속하는데
속 깊어 발설하지 않는 비밀만 가득한 속내
새어나가랴, 자신을 어르고 있다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묵직한 검붉은 , 시렁위에 천연 두꺼비
집집마다 서너 마리씩
비밀 누설 말라는 묵시록이었군요 >>>>> 그 사각진 꼭지점마다 ㅎ ㅎ
귀신처럼 짚어내시네요 추시인님 ^^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신을 조상으로 뫼시는 도깨비입니다.
우와! 서너 채 씩이나? 그 댁엔 비밀이 을매나 많을까? ㅎㅎ
부러웁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석촌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용이가 되어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그 이불 속 주인도 천둥번개가 두려워 죄짓고 싶어지지만
몸이 말을 안듣네요
ㅎㅎ
빗댐이 흥건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불의 주인은 본인인데 역신이 아내와 동침하도곡 버려 둘 수는
없지요. 곡괭이 들고 창호문 박차고 들어가야지요.
처용이는 요즘 없고 불륜을 노래하는 처용이 비슷한 사람은 있을까? ㅎㅎㅎ
감사합니다. *^^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용가는 아내를 탐한 역신을 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지만
공단 이불 한 채는 유서 깊은 묵시록을 둘둘 말고 있군요.
비유와 으름장이 대단하십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농을 열어볼 때마다 제일 밑바닥에 한 때의 추억을
보물인 양 숨기고 앉아있는 그 이불이 안쓰러워서 들춰내 보았습니다.
땅거미만 기다리던 그 것, 끝내도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 그것,
참 입도 무겁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어려웠던 시절 삶의 대명사 같은 공단 생활!
한편의 파노라마가 시속에 흐릅니다
생각이 다양해지는 느낌 입니다
부럽기도 하고, 저도 좀 흉내를 내보려는 데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때만 해도 최고급 이불이었지요. 이런 이불 몇 채씩 없는 살림에
해 가는 신부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얇고 가볍고도 따뜻한 것들이 많으니 이제는 골동품으로
장농 구석만 지키고 있습니다만... ㅎㅎ
쪽지방, 출입불가! 몇 번 찾아갔다 돌아왔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장농 지킴이랍니다
미투가 부러우십니까? 장농 지킴이가 울고 가지요 싸모님께
삼식이도 못 얻어 먹십니더 ㅎㅎㅎ
가끔은 그 금침 속에서 사랑가를 부르셔도 좋으실텐데요
잘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초파일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영숙 시인님께서도 시집 가실 때
바리바리 싣고 가셨겠지요? ㅎㅎ
그때 좋았던 것들이 지금은 골동품이
되었지요.
장농 딱 맞는 말이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역시
시 대통령 이십니다
추시인님!
지금쯤 나주에는 이화꽃이 만발 해겠지요
벌써 작은 열매를 가져을까
감도 없이 살고 있네요
술독에 빠져 ㅎㅎ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독에 빠진 이, 조롱박 술잔으로 건져낸 적
있습니다.
배꽃은 옛날에 다 졌고 감꽃 피는 계절입니다. ㅎㅎ
언제나 술독 앞에서 만날 수 있
을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