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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9회 작성일 18-06-05 07:12

본문


그의 책상 서랍에는

세 개의 볼펜이 들어있다

금박케이스 안에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몽 불랑 볼펜,

벌판을 달리는 기관차처럼

백지 위를 마음껏 달려보고 싶은데

아낀답시고 가두어놓아

답답한 모양이다

-

중요한 일은 모두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던

빨간 볼펜

문장, 밑줄 친 것을 화이트로 지울 때

피가 거꾸로 솟는 듯

울컥울컥, 헛구역질 한다.

-

주인의 손에 잡혀있는

달아빠진 검정볼펜

수명 다해 버려질 운명이건만

주인의 총애 한 몸에 받는다고

시기질투 하는 눈길 아랑곳 않고

생명 다할 때 까지

주인만을 섬기리라고 다짐한다.

-

나도 누군가를 위해

쓰임 받기에 합당한 도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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