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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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4회 작성일 18-07-02 01:45본문
연필깎이
나의 늙은 개가
코를 박고 존다
연필이 사라진 뒤로, 개는
목소리를 잃었다
제 이름도 알아듣질 못한다
기다란 개껌을 입에 물려주어도
끈덕지게 씹어낼 힘이 없다
돌리다 만 꼬리는
옷걸이에 걸린 옷가지들처럼
의욕이 없고
은빛 살갗 위로 군데군데 피어난
검은 반점들,
호명되지 못한 시간들이
서서히 풍화되고 있었다
더이상 내 방엔 없다
연필을 깎는 소리가,
방문을 긁는 발톱 소리가
형광등 불빛이 연필깎이의 꼬리를 쓰다듬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다
댓글목록
형식2님의 댓글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충고 감사드립니다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