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비문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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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6회 작성일 18-07-05 09:31본문
어떤 비문 /추영탑
그가 도착하기 전,
안기면 죽음인 듯 고요한 달빛 너머로
눈빛으로 기척을 알아보는 침묵의 길이
동네 어귀로 물러가는 당산나무와
어딘지 모르게 빠져나간 바람에 그림자를
실어 보낸 팽나무
폭풍을 태우느라 무거워진 몸을 끌며
어둠 한 척 지나칠 때
태풍보다 더 흔들리는 초록별의 진저리
빨라진 자전 속으로 끌려와 몸부림치며
뒤척이는 강풍도 한 짐이어서
북태평양 어느 귀퉁이쯤 빗돌 하나 세우고
봉분 하나 마련해 놓았다는데
쁘라삐룬*의 하관을 기다리는 고기압의
목이 길어졌는데,
그 몸붓으로 휘갈겨 쓴 비문은,
“쁘라삐룬(PRAPIROON)! 그는 바다의
사생아로 태어나 뭇사람들의 눈총 속에
패륜으로 짧은 생을 마치다!”
*제 7호 태풍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 끝에서
붓 끝으로 휘두른 필향이 자욱합니다
별빛도 머물지 않는
허공이
눈총받기 딱인 우중충한 과녁이 되었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쁘라삐룬의하관식에 하얀 국화 한 송이 들고
참석했습니다.
눈총만 먹어서인지 시취는 지독했고 주검은
산만큼 부풀었는데 이슬비가 내리더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석촌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