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키의 노래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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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587회 작성일 17-09-03 10:56본문
구키*의 노래 /秋影塔
작은 며느리가 데려온 손님이 한 집 식구가
되었는데, 어째 좀 불안하다
지아비 하나에 지어미가 셋이라... 맨날
싸움질일 테니 그 꼴을 어이볼까했는데,
어라, 쌈박질하는 소리 한 마디 새지 않고
오손에 도손이라, 참 부럽게도 산다
맨몸이 뜨거운지 조그만 지느러미로
살랑살랑 물 부채질을 해주는 네 식구
물결의 미세한 파장 속에서 대화는
모두가 이 부채질로 이루어지는데
구키들의 사랑이 가라앉은 수심에는 열대의
기억들이 하나 둘 묻혀있을 것이다
물의 자식들은 고래에서 플랑크톤까지
절대로 마르는 법이 없어
보골보골 거품을 밀어넣는 공기펌프 위로
내 호흡이 잠시 지나간다
글쓰기가 싫증 날 때마다 손가락을 멈추고
나는 이 녀석들의 수화로 글을 쓴다
시발과 종착이 명료하지 않은 작은 물고기들의 언어로
살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양지를 필사해 음지로 탁본했을 저
작은 물의 방에 갇혀 사는 구키 네 마리,
오늘 저 것들이 내게 내민 시어는
‘구키의 노래’ 다
한 번도 지느러미의 현을 멈춰 본적이 없는
구키의 노래, 내 손끝을 떠나 시마을로 간다
*관상어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멈출 수 없는 지느러미 처럼,
멈추는 순간까지 구키의 사랑이
추 시인님의 가정에 다복다복 내리시길 축원드립니다.
아름다운 시상에 머리숙입니다.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세요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아이고야!
언어의 마술사 시말 강의좀 광고 때리세요 내가 일착으로
지원서를 내겠습니다요 ㅎㅎ
머리 속과 가슴 속을 씨티 촬영으로 4차원의 혁명으로 개발
언어 마술 사로 추 시인님을 추대 합니다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주말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고, 은영숙 시인님! 아직 멀었습니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아마 딴데서 놀런지도 모르지요. ㅎㅎ
지금 배우는 중이니 오히려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놈들의 식사 담당은 본인입니다. ㅎㅎ
며느리가 와서 보고는 많이 커다고 하네요.커 봐야 작은 멸치(마른 것)
정도인데, 한 마리는 아, 글쎄, 알을 뱄다네요. ㅎㅎ
신기하기는 하지만 알이 깨이면 그도 걱정입니다.
육아실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데.... 새끼들을 잡아먹는
다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최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시인님에게 따뜻한 가족 같습니다.
무료한 일상에 가끔씩 나풀대는 지느러미가
삶의 촉매제가 되지 않을 런지요
구키의 일상처럼 다정한 시간으로 채우는
가을에 여정을 주문해 봅니다
주말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그마한 수조 안에서 마음껏 헤엄치는 작은 것들을
바라보며, 삶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고, 모두가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그들만의 삶,
한집 식구로 왜오래 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청명한 가을입니다. 즐거움이 충만한 주말 보내십시요.
감사합니다. *^^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동으로 읽습니다
시인은 휴식의 시간에도
잠시의 의식을 내려 놓치 못하나 봅니다
시어가 지느러미 처럼 유연하게
헤엄치며 물결만이 지닌
섬세한 파동까지 고스란히
옮겨 놓으셨습니다
덕분에 수심 깊은 어항 속
온 몸으로 들어 갔다 나옵니다^^
작은 줄로만 알았던 어항이
이토록 큰 항일 줄이야^^
남은 휴일 편히 보내십시요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엔 어떻게 키우나 걱정도 했었는데
먹이만 주면 따로 돌볼 일이 별로 없답니다.
40x30x25의 작은 수조인데 네 마리 살기에는 호수입니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몸, 몸으로 쓰는 글자들을
주워모으면 시 한 편은 거뜬히 건질 수 있을 듯... ㅎㅎ
구키에게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한뉘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예전에 큰 수조에 붕어인가 키웠던거 같은데
자주 죽고 물갈아 주는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생물은 키우면서 얻는 것도 많지만 정을 주고 애착을
느끼다 보면 마음이 아플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많이 예쁘겠네요
팔랑팔랑 부채질 하는 언어가 시인님의 멋진 시가 되었으니
물고기들도 좋아하겠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구키의 노래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습니다.
작은 것들이긴 하지만 그 몸놀림이 어찌나 민첩한지
모이고 흩어지는 게 섬광입니다.
어떻게 의사 소통을 하는지만 알 수 있다면,
더 좋을 글을 얻을 수도 있겠는데...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보며, 저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