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0] 쑥 각시의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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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72회 작성일 18-08-14 22:36본문
쑥 각시의 아가들 / 스펙트럼
그 마을에 가면 쑥 각시가 사람을 반깁니다.
쑥대머리에서 하얀 망초가 피어나고
한 손에 시간에 무뎌진 부엌칼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쑥 한줌을 쥐고서
둥실둥실 하얀 나비춤을 추기 시작하면
여윈 등에 업힌 아가들이 까르르 웃지요
함께 너울 춤을 추던 아이들이
왜 그렇게 쑥을 캐냐고 묻을 때마다
쑥 각시의 눈빛에서 번개가 치며
목에서는 천둥이 친답니다.
﹡
“너 같은 년만 아니었어도
부잣집 외동딸이 시집오기로 했었다 구…,
인물은 못생겼고
살림을 잘하나
뭣이 잘났다고,
너 같은 년이 없으면 못 살 줄 알아… 흥!
어림없지
암, 어림 한 푼 없다 구…
그 많은 재산이 있어도 너한테 안 준다.
많고 많은 게 여자 구,
허리가 아파 못 줍는 게 여자라 구…
애도 못 낳으며 밥이 입에 들어가냐 구
당장 나가서 쑥이나 캐오라 구…”
﹡
그 모습에 아이들이 깔깔대며 웃으면,
쑥 각시는 등에 업은 아가들을
가슴속에 품어 안고
자장 자장 자장가로 잠을 재우고
낡은 대바구니에 쑥을 가득 캐어 와
주인 없는 마루 위에 몰래 두고 오면,
쑥은 곡식이 되어 되돌아 온답니다.
쑥 각시의 작고 초라한 움막에서는
쑥 각시가 수놓은 어여쁜 모자를 쓴
아가들의 웃음소리 그칠날 없습니다.
그 마을에서는 모두 귀한 손님이 된답니다.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판의 개망초 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허나 망초는 꽃이 예쁘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이름이 붙은 이유는 질기고 억세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잡초 망초!! 가 기억 됩니다.
바람 조금만 불어도 머리부터 흔들 거렸 던
옛 기억!! 이억만리서도 오롯이 떠 오릅니다.
[그 마을에 가면 누구나 귀한 손님이 됩니다]
잡초! 의인화 시켜 나름 애한 잘 표현했네요.
농사 짓는 분들이 자칫 제초 관리 잘 못한다면
순 시간 망초밭을 만들어 망쳐버리게 되니요.
늘 건강하사 향필하소서!! [꿈길따라] 은파 올림```~~*
스펙트럼님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파 시인님, 다녀 가셨네요, 그 곳은 날씨가 어떤가요?
이곳은 아직 더위가 꺽일 기세가 안 보이네요
먼리 타향에서 이렇게 글을 쓰시며 시마을 시인들과 이야기 나누며
좋은 시간 많이 보내세요
오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쑥 각시,
쑥대머리,부억칼, 나비춤, 천둥까지,,
짜릿한 이미지 입니다,
아련하고도 감칠 맛 나는
이런 풍의 글도 참 좋네요^^
스펙트럼님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피랑 시인님, 시에도 이런 풍의 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 때 생각하며
전에 제가 살던 우리동네 쑥 각시에 대해 써 보았습니다.
이제 가을이 슬슬 오려나 봅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