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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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18-08-27 09:13본문
똑같은 여름/창문바람
올해 여름.
더위도 지난여름보다 더웠고,
우리들도 지난여름보다..
변해있었다.
우린 더 이상, 무더위에도
자전거와 인라인으로 동네를 누비지도 않았고
가끔 만나 같은 곳에 앉은 채 휴대폰에만 빠져있었다.
너희들이 날 등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그런 것 같았다.
내게 남은 건 없는 것 같았다.
지난여름으론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밤이 돼서야 깨달았다.
한 침대에 셋이서 널브러진 모습.
딱히, 지난여름과 다르지 않았다.
코를 돼지같이 고는 너.
이를 빠득빠득 가는 너.
끙끙 앓는 너.
모두 너희들의 똑같은 잠버릇.
올해 여름도 너희들 사이에 낑겨 누웠다.
차가운 밤에도 서로의 등이 차갑지 않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올해 여름.
더위도 지난여름보다 더웠고,
우리들은 그저 지난여름보다 조금 자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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