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라, 가을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18-08-28 08:45본문
와라, 가을아/창문바람
여기저기에서 여름 색이 묽어졌다.
가을이 오나 보다.
오지 않았으면 했다.
노을을 보면서도.
노을빛에 물든 단풍과 은행을 보면서도.
단풍잎과 은행잎으로 쌓인 길을 보면서도.
분명 온종일 너를 떠올릴 것이다.
쌀쌀해서 더 그럴 테지.
더위에 정신 못 차리는 지금과 다를 테지.
한참 너를 떠올린 뒤 텅 빈 내 옆을 보면
얼마나 쓸쓸할지.
그래서 가을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방금까지는.
너를 떠올리는 것.
외롭고 쓸쓸하지만, 위로.
네 모습은 슬플 때 미소 짓게 하고
기쁠 땐 더더욱 웃게 하지.
내가 기댈 유일한 것.
나는 널 잊지 않기로 했다.
조용히 깊은 곳에 간직하기로 했다.
그러다 가끔 보고 싶을 때.
힘들 때나 기쁠 때,
낡은 앨범 꺼내 보듯 그렇게 해야지.
가을, 겸허히 받아들이리라.
보고 싶고 사랑하는 그대여.
와라, 가을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